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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계' 필사를 끝낸 뒤 질문 드립니다.

(21 posts)
  1. aiueo
    Member

    여기에 모이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번에 '책과 세계' 필사를 마쳤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꽤 오래 걸렸군요.

    필사의 효과에 대해선 아직 몸이 느끼고 있지는 못합니다. 아직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단계에는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글의 구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감은 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쓰기'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익숙해진 것 같아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보기 좋게 자리잡은 글씨체는 덤으로 얻은 것이고요.

    곧바로 다른 책의 필사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저는 '공산당 선언'을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적절할지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적당하지 않다면 필사에 적당한 다른 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필사에 적당한 책의 기준은 어떠한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Posted 2009-02-17 19:38:53 #
  2. znzldos
    Member

    이 책으로 몇 번 더 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글씨체가 좋아지는 것은 저도 경험을 했습니다. 글은 한두 번으로는 늘지 않더군요. 저도 조만간 다시 해 볼 생각입니다.

    Posted 2009-02-17 19:54:28 #
  3. 강유원
    Member

    영어 책은 어떨까 싶습니다. Harvey Mansfield의 A Student's Guide to Political Philosophy( http://www.amazon.com/dp/1882926439 )가, 내용에 대한 호오는 있겠지만, 얇기도 하고 문장도 압권입니다.

    Posted 2009-02-18 02:26:03 #
  4. 황석준
    Blocked

    링크된 사이트의 look inside this book 에서 2page 윗문단 마지막 두 문장(Politics means taking sides; it is partisan. Not only are there sides-typically liberal and conservative in our day-but also they argue against each other, so that it is liberals versus conservatives.) 을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지 알려주실 분 계신가요? 오랫동안 어학공부를 하지 않았더니 여전히 실력이 미천하네요.. 아래는 그냥 번역해본 부분입니다.
    ------------------------------

    정치철학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루소, 그 외 최고 수준의 학자들의 탁월한 책들, 그리고 교수들의 저서들에 기초를 두고 있다. 당신은 교수들에게보다 탁월한 저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그러고 나서 그 탁월한 저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수들을 이용해야 한다. 당신은 탁월한 책들로부터 교수들 때문에 주의가 돌려지거나 마음이 어지러워지도록 자신을 내버려두어선 안 된다. 왜 명예로운 위치로 가지 않을까? 왜 찌끄레기에 만족할까? 나는 교수다. 당신에게 정확한 입문을 안내하는 직무를 갖는 한 사람으로서 단지 예속된 안내자이기에 나는 나의 직무를 수행한다.

    정치철학은 또한 책들 밖의 현실정치에도 기초를 두고 있으나 여기서 우리는 단지 정치철학이 정치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 전의 그것이 태동하던 처음을 본다.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시민들과 정치꾼들은 말하지 않으며, 그들은 독창적이지만 비현실적인 철학자들에게 좀 냉소적이다. 그러나 정치와 정치철학은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는데, 그것은 논쟁이다. 토크쇼를 보면 당신 같은 시민이 지지, 비난, 비판, 변론을 하며 찬반 양론으로 격렬히 논쟁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2009-02-19 20:50:27 #
  5. aiueo
    Member

    답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강유원님께서 '얇기도 하고 문장도 압권'이라 하신 부분에서 필사에 적당한 책의 기준을 어렴풋이 느낄 수가 있습니다. 필사 이전에 제대로 된 문장을 볼 줄 아는 수준이 먼저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znzldos님께서 말씀해주신 부분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내용입니다. '책과 세계'를 다시 필사하는 일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이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 책을 다시 필사하면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강유원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을 필사한 뒤, 다시 필사해보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Posted 2009-02-19 22:30:08 #
  6. tobebuff
    Member

    황석준/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왜 명예로운 위치로 가지 않을까? 왜 찌끄레기에 만족할까?"(Why not go for the gold? Why be content with the dross?) 원문의 gold와 dross를 '명예로운 위치'와 '찌끄레기'로 옮기셨습니다. 그렇지만 각기 '황금'과 '찌꺼기'로 옮기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두 단어가 사실상 great authors의 great books와 professors의 그냥 books를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2. "나는 교수다. 당신에게 정확한 입문을 안내하는 직무를 갖는 한 사람으로서 단지 예속된 안내자이기에 나는 나의 직무를 수행한다."(I am a professor; so take it from me that I am only a subordinate guide, one with the office of introducing you to the true guide.) 일단 사전을 보니 take it from me는 "내 말을 믿어주게, 정말이야" 등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subordinate는 '보조적인' 정도로 해석될 수 있겠습니다. subordinate guide는 true guide, 즉 great books를 위한 professor의 안내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true guide는 '참된 안내자'가 좋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문은 "나는 교수다. 그러니 교수가 참된 안내자에게 당신을 인도하는 임무를 지닌 보조적인 안내자에 그친다는 내 말을 믿어주기 바란다." 정도로 번역될 수 있겠습니다.

    Posted 2009-02-19 23:09:43 #
  7. 강유원
    Member

    aiueo/ "내용에 대한 호오"도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Posted 2009-02-20 03:17:53 #
  8. aiueo
    Member

    강유원/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Posted 2009-02-20 14:02:56 #
  9. tobebuff
    Member

    황석준/ 어제는 첫 단락의 마지막 두 문장에 대해 질문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낮 사이에 내용이 바뀐 듯합니다. 제가 잘못 읽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 맥락에서 어젯밤에 제가 단 답글은 무의미한 것이 됩니다.

    1. "Politics means taking sides; it is partisan." 정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정치는 당파이다.

    2. "Not only are there sides-typically liberal and conservative in our day-but also they argue against each other, so that it is liberals versus conservatives" 오늘날 (보통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라는) 복수의 입장은 그저 각자의 입장을 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논쟁하며, 그에 따라 정치란 자유주의 '대' 보수주의이다. (약간 의역했습니다.)

    보다 적절한 어휘나 매끄러운 표현이 있을 텐데 여기까지가 제 한계입니다. 탁월한 분께서 댓글을 이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Posted 2009-02-20 23:47:45 #
  10. 황석준
    Blocked

    tobebuff/ 바뀌지 않았습니다. ( ) 부분만 추가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2009-02-21 00:49:42 #
  11. tobebuff
    Member

    황석준/ 저는 pdf를 기준으로 하여 '2쪽'을 보았고, 황석준 씨께서는 원문의 '2쪽'을 말씀하셨네요. 별것 아닌 상황이었는데 제가 위에서 섣부르게 판단했고 조금 날카로웠습니다. 약간이라도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하여튼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Posted 2009-02-21 01:11:06 #
  12. 서호거사
    Member

    훌륭한 번역들이 줄줄이 달려나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산하여 저도 한 번 올려봅니다.
    위에서 황석준님께서 따로 빼내어 질문하신 부분입니다.(Politics means로 시작하여 liberals versus conservatives로 끝나는 부분)

    "정치란 편을 드는 것을 말한다. 즉 당파적인 것이다. 당파들은 포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오늘날 미국이라는 특정 시점에서 보자면 'liberal'진영과 보수진영을 꼽을 수 있겠고-서로 격렬히 논쟁을 벌이고 있어서, (오늘날 미국의) 정치는 liberal들과 보수주의들간의 각축장이 되었다."

    'liberal'의 미국내에서의 의미가 '자유주의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의견으로 "민주당성향의, 진보지향적인, 철안든 애송이같은 인간"이, 이 책에서의 맥락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conservative도, 저도 보수(주의)로 옮겼는데, 역시 '미국'이라는 맥락을 감안하여 새로운 역어를 찾아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conservative에 대해 고민하면서, 미국 드라마 'West Wing'의 후반부(시즌 5 이후 부분)를 보면, 공화당 대통령 후보 Arnold Vinick (Alan Alda 분) 캘리포니아주 연방상원의원이, 공화당 극우들이 귀찮게 하니까, 미국 공화당이 유럽에 있었으면 세 조각 났을 거라고 하면서 극우들이 공화당의 정체성을 한곳으로 몰고가는 것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liberal과 conservative가 앞에는 단수형으로 나오고, 뒤이어 복수형으로 다시 나오는데 그 차이를, versus를 감안해 '각축장'으로 하여 살려보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여러 고수님들께서 고쳐주시기 바랍니다.

    Posted 2009-02-21 03:15:36 #
  13. axis
    Member

    서호거사님의 댓글에 덧붙입니다.

    < 정치한다는 것은 당파적 입장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보는 진보와 보수는,상대 이념과의 논쟁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보수와 진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1.의미전달에 충실하기 위해서,원문을 과감히 부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liberal 은 맘편히 ' 진보 ' 로 해석했습니다.
    우리가 리버럴때문에 힘들어 하는건 마땅한 번역어가 없어서가 아니고, 미국사회에서
    조차 그 의미가 중의적으로 혼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문의 리버럴은, 당연히 자유주의는 아닐테고, 진보 정도로 번역하면 충분할 것 같습 니다. 엄밀한 학술적 의미가 아닌다음에야, 한국사회에서 통용되는 진보를 영어로 옮긴다면, progresive 보다는 liberal 이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2009-03-02 08:14:05 #
  14. 서호거사
    Member

    axis/우선 논의를 이어가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이 더 나오지 않아 forum 저 뒤로 쳐져 포기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1. 동의합니다. 단, 번역자 자신이 생각하는 '해석'은 밝히되, 원문 자체가 갖고 있는 난해함도 최대한 살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 진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하나, Harvey Mansfield 교수라는 점을 감안해 특별히 주를 달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제 얘기가 길었습니다.

    "...'통해'..."라고 번역하셨는데, 'so that' 이후를 결과로 보고 axis님 번역의 구조를 따르자면, '거쳐서'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원문을 부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not only, but also라고 저자가 분명히 쓰고 있는데요. 당파란게 한 자리 차지하고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는 게 아니라, 격렬하게 논쟁을 하게 되어 있고, 특히 오늘날 미국에서는 conservatives와 liberals가 다툼을 벌이고 있다라는 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sides, argue against, versus로 이어지는 저자 목소리의 흐름이 살려져야 한다고 봅니다. axis님 번역에서는 '다양한'이 너무 도드라져, 보수진영과 진보진영내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있다로 독자들의 주의를 돌릴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저자가 liberal과 conservative의 대결구도를 잡고가는 것 같은 만큼, 그 구도를 살려주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책에서 그 이후에, "In American today, liberals argue..."하고 liberals를 묶어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Posted 2009-03-02 18:43:21 #
  15. HyoChun
    Member

    <책과 세계> 한 챕터 정도를 필사한 후에, 방식에 대해 여쭤보고자 글 올립니다. 한 단어 읽고 한 단어 옮겨적는 방식으로 했더니, 한 문장을 다 베낀 후에도 전체적인 내용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어구나 문장 단위로 옮겨 적는 게 적절할지, 한 문장 베끼기가 끝나면 해당 문장을 다시 읽고 내용을 정리해야 할지 등이 궁금합니다.

    Posted 2009-12-22 22:24:30 #
  16. 강유원
    Member

    HyoChun/ 이것저것 해보시면 자신에게 적당한 방법이 생겨날 것입니다. 여기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Posted 2009-12-22 23:58:42 #
  17. knsgsg
    Member

    HyoCHun/
    1
    http://cyw.pe.kr/xe/?mid=a3&page=4&document_srl=242657
    링크에서는 단어필사보다는 문장필사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2
    http://blog.naver.com/solidkim/130074659024
    통암기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책과 세계'가 책으로는 93페이지이지만 프린트를 하면 약 30페이지입니다. 하루 한 페이지씩 암기하면 한 달이면 가능한 분량입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암기할 즈음에 앞부분이 기억나지 않아 첫 페이지부터 다시 외워야 하는 난감함을 겪을 수 있는데 링크한 '망각곡선이론'을 참조하여 암기하면 한번에 끝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계속 받으면서 하게 되는 필사에 비해 깔끔한 방법인 듯합니다.

    Posted 2010-01-19 21:03:14 #
  18. 과아
    Member

    문득 궁금한데 <책과 세계> 정도 분량이면 원고지로 몇 매 정도 분량인가요?

    Posted 2010-01-20 23:35:51 #
  19. 강유원
    Member

    과아/ 정확하게 200자 원고지 300매입니다. '지식총서'는 모두 똑같습니다.

    Posted 2010-01-21 01:22:13 #
  20. knsgsg
    Member

    "“사람들은 언어가 한 가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라고 Berninger가 말했다. “그것은 마치 높은 빌딩의 각각의 층이 서로 다른 계획이 있듯이 복수의 레벨을 갖고 있다. 적혀진 언어에는 글자, 문자, 문장, 그리고 문단이 있는데 이것은 다른 레벨의 언어이다."
    http://radar.ndsl.kr/tre_View.do?cn=GTB2009090484

    Posted 2010-01-22 00:06:27 #
  21. knsgsg
    Member

    한 문장씩 외워서 노트에 적는 것이 제대로 된 필사법이란 글이 보여서 덧붙입니다.

    1
    "작가는 자신이 터득한 ‘목숨거는’ 방식을 소개해주었다. 바로 ‘필사(筆寫)’가 그것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한 문장 한 문장 외운 다음 쓰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저 공책에 옮겨적는 것이 아니라 외워서(문장이 긴 것은 절로 나눠 외워) 적어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나중에는 속도가 빨라진다 했다."
    http://news.knou.ac.kr/news/article.html?no=19570

    2
    필사를 할 때에도 요령이 있다. 한 단어 한 단어를 보고 노트에 적는 식은 아니다. 필사의 목적은 저자가 글을 적을 때의 울림을 그대로 느껴보기 위해서이다. 울림을 느끼기 위해서는 한 문장 한 문장 외어서 노트에 적어야 한다. 물론 필사 후에 기억이 나진 않는다. 하지만 한 문장씩 적었기때문에 문장에 대한 울림은 무의식에 남는다. 이런 필사훈련이 1~2년 누적되다보면, 필사한 작가의 문장과 유사한 글을 적을 수 있게 된다.
    <<글쓰기 로드맵 101>>

    Posted 2010-02-07 16:4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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