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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피겨에 대한 이 열광은 무엇일까요?

(15 posts)
  • Started 6 months ago by 조영렬
  • Latest reply from 강유원
  1. 저는 여자 피겨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습니다. 아는 게 없는 그만큼 관심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올해 스무살이라는 작은 아가씨의 이름을 어느새 욌고(잊어버릴 틈이 없을 만큼 그 이름에 부딪힙니다.)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들었고, 띄엄띄엄 경기모습을 보았습니다.(어제 제가 속한 단체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회식 시작 때부터 끝날 때까지 티브이 화면은 그 작은 아가씨의 경기 모습을 끝도 없이 되풀이 틀어주었고, 2차로 자리를 옮겨도 똑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열광이 하도 극성스러워서 어리둥절하고, 이 열광에 어떤 의문도 없어보여서 더욱 어리둥절한지 모르겠습니다.
    여자 피겨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이름을 외게 되고 경기 모습을 보게 되고 이런저런 정보가 들어오다 보니 든 생각은, 대체 스무살에 삶의 정점(자기 분야의 세계 최고)에 오른 사람은 나머지 삶을 어떻게 견딜까?, 하는 소박한 의문입니다.

    Posted 2010-02-27 00:46:45 #
  2. surveyor
    Member

    강인한 비르투로 포르투나를 얻은 이니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Posted 2010-02-27 04:48:37 #
  3. Jet
    Member

    삼성에서 완전 잡았더군요. 아쉽습니다. 김연아가 좀 더 공인적으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어쨋든 자기 분야에서 최고로 노력했고 브라이언 오서와 데이비드 윌슨이라는 좋은 스승을 두었습니다. 저는 김연아가 cf 그만 찍고 일단 조용히 관조하는 삶을 살면서 앞으로 다가올 자본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어쨋든 김연아는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하루종일 티비에 틀어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도 수긍이 갑니다. 그러면서 또 한편으론 과해보이더군요. 상업적으로 김연아를 이용한 측면에서 과해보였습니다. 사람들이 김연아를 좋아하고 열광하는 것은 괜찮다고 보았습니다. 단 대기업 홈플러스, 삼성 이런데서 김연아를 앞세워 상술을 펼치는게 좋지 않았습니다.

    Posted 2010-02-27 09:35:19 #
  4. “여자 피겨에 대한 이 열광은 무엇일까요?”

    ----> 별게 있겠습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금 관심 있어 하는 것은 피겨스케이팅
    그 자체라기보다는 ‘국위선양’이겠지요. 피겨가 되었든, 축구가 되었든,
    야구가 되었든 간에 여하튼 중요한 것은 ‘우리는 강하다’, ‘우리는 힘이 세다’는
    믿음일 테니 말입니다. 인간은 떼로 몰려 있으면 강해지는 법이니까요.

    Posted 2010-02-27 10:44:20 #
  5. 조금은 열광해도 됐을텐데요..^^
    적어도 2002년 월드컵의 구설수는 치루지 않아도 되는데에서 좋음을 받았습니다.
    역시 좋은 선생님 덕을 많이 본 듯 합니다.

    브라이언 오서가 2006년에 김연아를 처음 만났을 때, "웃지 않는 불행해보이는 아이였다. 스케이트를 타면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는 데 이만큼 성숙한 선생님이 있었기에 최고가 된 듯 합니다.

    그녀 어머니의 열성이 어떤 패턴으로 이 잘난 20대 딸과 갈등을 보일지 구경해보는게 다음 관전 사항이지 않을까요? 박세리가 그러했듯이 말예요.

    Posted 2010-02-27 11:33:42 #
  6. aiueo
    Member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결과를 따낸 것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고 존경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과한 면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피겨스케이팅은 상업적으로 쓰이기 좋은 스포츠이고 김연아 역시 자본의 이해에 걸맞는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이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저는 피겨스케이팅을 스포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이외의 것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기에 김연아에게도 별 관심이 없고, 피겨스케이팅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사실 피겨 규칙을 정확히 아는 상태에서 경기를 보고 환호하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Posted 2010-02-27 12:10:31 #
  7. 답변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글을 올린 뒤에, 자기 의지(관심)와 무관하게 알게 되는 정보(지식)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Posted 2010-02-27 14:16:54 #
  8. Mr. Children
    Member

    http://acidkiss.8con.net/xe/6450

    -윗글을 쓴 사이트의 주인에게 실망하고, 4대강이나 한진중공업문제는 한치의 관심도 없으면서 자기에게 한푼 이익도 되지않는 올림픽 금메달에 목숨거는 사람들에게 절망했다면 제가 못된사람일까요.

    Posted 2010-02-27 19:24:38 #
  9. Mr. Children/ 어째서 “윗글을 쓴 사이트의 주인에게 실망”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그 글을 읽어보니 글쓴이는 피겨스케이팅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한 가지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존경의 표시를 하는” 것일 뿐이고, 더 나아가 “신자유주의 시대의 지긋지긋한 훈계”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그렇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네가 비록 가난하고 힘든 처지에 있을 지라도 독종처럼 이를 악물고 대범하게 마음을 먹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식의 “신자유주의 시대의 지긋지긋한 훈계”는 다름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어머니로부터 아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던 소리인데, 참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소위 말하는 ‘반신자유주의’적으로 살기 위해 가장 먼저 부딪쳐야 할 벽이 다름 아닌 가족들이기 때문입니다. 하긴 뭐 어지간히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살려면 박정희 시대의 경제발전에도 딴죽을 걸어서는 안 되는 나라에서 뭘 더 바라겠습니까마는.....

    Posted 2010-02-27 22:53:06 #
  10. Mr. Children
    Member

    simulacre/ 제가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올림픽의 금메달을
    가지고 '숭고'하다거나 '일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는것은 적절하지 않은 듯 보였습니다.
    (제가 피겨스케이팅에 관심이 없어서, 잘못 판단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이것도 지나치게 생각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김연아의 경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는 '곰인형'을 떠올립니다. '곰인형'없이 잠못자는 아이들의 그 '곰인형' 말입니다. 한국사회가 자신들이 살기에 그렇게 좋지도 않고, 그렇다고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사그라진 시기에, 여기를 떠날수도 없는 사람들이 그나마 이곳이 나은 곳이라는 위안을 삼기위해 잡아든 '곰인형'이 '김연아' 같은 스포츠선수나 '황우석'같은 이들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김연아'가 지금껏 올린 성과나 노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회나 정치에 관련된 이슈에는 귀막고, 그런 비슷한 얘기라도 하려고하면 대놓고 피곤하다거나 짜증나는 사람으로 치부하면서, 스포츠 선수와 금메달에는 열정적인 관심을 갖는 제 주변사람들이 씁쓸해서였기에, 제가 그렇게 생각한 것일수도 있겠습니다.

    Posted 2010-02-27 23:35:23 #
  11. realsearcher
    Member

    김연아의 점프회전이 '국위선양'과 무슨 관계인지도 잘 모르겠고, 김연아의 경기 결과가 '대한민국의 저력'과 무슨 관계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암튼 이런 분위기가 뭔지 모르게 불편한 건 사실인듯합니다.

    김연아에 열광하는 팬층이 소녀시대의 삼촌팬들과 묘하게 겹쳐지는 것이 '삼촌'들의 로리타 콤플렉스에서 기인하는 것인가 싶다가도, 또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의 라이벌 구도를 조장하고, 그것에서 일종의 대리'전(戰)'을 즐기고자하는 스포츠 민족주의인가 싶다가도, 대기업과 금융권과 미디어가 스폰서를 자처하며 김연아 캐릭터 팔아먹기 위해 신화만들기에 나선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사람들이 프로 스포츠에 기대하는것이 배고픈 시절 라면만 먹고 금메달 따던 감동의 드라마이기 보다 스포츠마케팅이라는 돈처바르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조금 씁쓸함으로 다가옵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김연아의 자서전에서 이제 막 20살을 넘긴 스포츠 스타에게서 인생의 어떤 깊이와 성찰을 읽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Posted 2010-02-28 11:34:54 #
  12. 강유원
    Member

    저는 김연아 씨가 미합중국으로 이민갔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에게나 다른 이들에게나 그게 최선인 듯합니다. 김연아 씨와 마찬가지로 전체주의 국가의 스포츠 스타였던 카타리나 비트나 나디아 코마네치의 사례를 보아도 그게 현명해 보입니다.

    Posted 2010-02-28 15:07:52 #
  13. 강유원/ 윗글을 읽고, 지금의 대한민국은 전체주의 국가라고 읽어도 무방한 것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Posted 2010-03-01 06:39:11 #
  14. YuNa Kim은 태도와 그 기량에 있어 가장 미합중국 중앙에 가까운 친구 같더군요. 그녀가 인터뷰 할때 "우리나라"가 아니라 "한국"이라고 칭하는것을 보면서 그녀가 좋아보였습니다. 강유원선생님 말씀처럼 미합중국으로 국적을 옮기는 것이 이 누황의 촌거리에서 욕 안보는 길인듯 싶습니다만..
    ... 그런데 21살 처자가 인생의 정점에 달해서 앞으로 어떤 계단을 타고 내려와야 하는지 연민도 들었습니다. 세계대회를 참석한다고 하던데, 이 의미는 SamSung 광고 계약과 관련이 있을까요? 다이어트에 진저리 치고, 스케이트를 그만타고(정말 즐기고)싶은 이 어린 처자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것인지.

    Posted 2010-03-01 11:35:33 #
  15. 강유원
    Member

    조영렬/ C. J. Friedrich에 따르면 전체주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1. 한 사람이 이끄는 단일한 대중정당. 체제의 핵심을 형성하고 정부 관료조직보다 우월하거나 그것과 긴밀하게 얽혀 있음
    2. 경찰이나 비밀경찰에 의한 테러체제. 현실적이고 상상된 체제의 적을 직접 겨냥함
    3. 대중매체에 대한 독점적 통제
    4. 무기에 대한 독점이나 다름없는 상태
    5. 중앙통제적 경제
    6. 인간 실존의 모든 측면을 포괄하고, 강력한 천년왕국적(메시아주의적인 또는 종교적인) 순간을 포함하는 정교한 이데올로기
    -- 케빈 패스모어, <<파시즘>>, p. 42.

    위에서 거론된 항목 전부가 한국 사회 전반에 관철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특정 분야에서는 들어맞아 보입니다.

    Posted 2010-03-02 00:4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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